[김주회 박사의 직격 칼럼②] 사업화되지 못한 특허들, 왜 잠들어 있는가

김주회 박사 | 기사입력 2026/01/22 [17:08]

[김주회 박사의 직격 칼럼②] 사업화되지 못한 특허들, 왜 잠들어 있는가

김주회 박사 | 입력 : 2026/01/22 [17:08]

▲ 김주회|안전공학박사 / 대학원 교수  © 특허뉴스

지방의 한 국립대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은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실험 결과도 우수했고, 기술성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 특허는 지금도 연구실 서랍 속에 머물러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 특허를 시험하고 구현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결코 예외가 아니다. 공공연구기관과 대학에서 매년 수많은 특허가 등록되지만, 상당수는 기술이 아니라 환경의 부재로 인해 잠든다. 시제품을 제작할 공간, 실증할 현장, 소량 생산을 시도할 기반이 없으면 특허는 권리로만 존재할 뿐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책은 특허 출원과 등록을 성과로 기록하지만, 특허가 실제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잠자는 특허’는 개인의 무능이나 시장 실패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해다. 문제는 특허가 아니라, 특허를 깨울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구조다.

 

잠자는 특허를 깨우는 정책 전환, 국회와 정부의 선택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특허가 사업이 되지 않는가”가 아니라, “정책은 특허가 깨어날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 앞에서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잠자는 특허를 깨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추가적인 출원 장려 정책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공간 중심의 IP·기술사업화 정책 전환이다.

 

첫째, 특허 지원 정책은 공간 유형별로 차등 설계되어야 한다. 연구형 특허, 제조형 특허, 지역 기반 특허는 서로 다른 공간과 사업화 경로를 필요로 한다.

 

둘째, 기술사업화 평가는 단기 매출이 아니라 공간 활용 지속성과 지역 내 산업 연계성을 포함해야 한다.

 

셋째, 특허 활용 정책은 단발성 과제가 아니라, 공간과 인력이 결합된 장기 실증·정착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국회는 관련 법·제도에서 ‘기술’과 ‘IP’만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공간 기반 사업화 구조를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정부 역시 예산 집행의 효율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특허가 실제로 활용되는 공간까지 정책 책임의 범위로 포함해야 한다.

 

특허는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깨울 구조가 없을 뿐이다. 공간을 고려하지 않는 한, 특허는 계속해서 숫자로만 남을 것이고, 기술사업화 정책은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선택은 분명하다. 국회와 정부가 공간을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잠자는 특허를 깨울 것인지다.

 

  • 도배방지 이미지

김주회 박사, 잠자는특허, 기술사업화정책, 공간기반인프라, 국립대특허, 실증공간부재, 국회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