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회 박사의 직격 칼럼③] 공장은 있는데 특허는 안 깨어난다

김주회 박사 | 기사입력 2026/01/23 [13:01]

[김주회 박사의 직격 칼럼③] 공장은 있는데 특허는 안 깨어난다

김주회 박사 | 입력 : 2026/01/23 [13:01]

▲ 김주회|안전공학박사 / 대학원 교수     ©특허뉴스

한 중소도시 산업단지에는 유휴 공장이 남아 있다. 반면 수도권의 한 스타트업은 제조형 특허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화를 포기했다. 기술은 있었지만, 공간과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제조형 특허, 공정 특허, 장비 관련 특허는 본질적으로 공간 의존적이다. 그러나 기술사업화 정책은 이를 업종 분류로만 다룰 뿐, 공간과의 매칭 구조를 설계하지 않는다. 수도권의 특허는 공간 비용 때문에 사장되고, 지방의 공간은 기술과 연결되지 못한 채 방치된다.

 

결과적으로 특허는 양쪽 모두에서 잠든다. 이는 기술 이전이나 투자 연계의 문제가 아니다. 공간과 특허를 연결하지 못한 정책 설계 실패다. 국회와 정부가 기술사업화를 이야기하면서도 공간 정책과 분리해 접근하는 한, 이 비효율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잠자는 특허를 깨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특허가 아니라, 특허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적 경로다.

 

잠자는 특허를 깨우는 정책, 공간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한 농산어촌 지역에서 개발된 식품 가공 특허는 대기업의 관심을 받았지만, 실증 생산 공간이 없어 이전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기술은 현장과 맞닿아 있었지만, 정책은 그 연결을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그 특허는 이전도, 창업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남았다.

 

이러한 사례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특허 정책은 여전히 권리 중심, 기술사업화 정책은 평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가 실제로 활용될 공간, 그 공간에서의 지속 가능성은 정책의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제 국회와 정부는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잠자는 특허를 깨우기 위해서는 

 

첫째, 특허 유형별로 요구되는 공간을 정책 설계 단계에서 명시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유휴 공간과 특허를 연결하는 공간 기반 사업화 매칭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특허 성과 평가는 출원 숫자가 아니라 공간에서의 실제 활용 여부를 기준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특허는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깨울 구조가 없을 뿐이다. 공간을 고려하지 않는 한, 앞선 두 사례처럼 특허는 계속해서 숫자로만 남을 것이다. 잠자는 특허를 깨울 책임은 더 이상 개인에게 있지 않다. 이제는 정책이 그 책임을 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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