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오리 원리 ‘자가발전’으로 구현... UNIST, 박막 전기셀 적층해 100V 고전압 만든다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1/24 [01:54]

전기가오리 원리 ‘자가발전’으로 구현... UNIST, 박막 전기셀 적층해 100V 고전압 만든다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1/24 [01:54]

▲ 전기 가오리를 모방한 적층형 이온 전기셀 구조 / (우측) 양전하층(위쪽)과 음전하층(아래쪽)이 맞닿을 때 내부 전기장이 형성되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준다. 전기장은 고분자 내부의 이온을 한쪽으로만 이동시키고, 이동한 이온이 계면에 쌓여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좌측 하단) 단위 전기셀(이온 이중층 이종접합 기반 무자극 에너지하베스터, BIAS)을 전기 가오리의 전기세포처럼 같은 방향으로 적층할 때 전압이 직렬로 더해지는 원리를 나타낸다. 층 수가 늘어날수록 전압이 선형적으로 상승하며, 적층 구조 전체에서 안정적인 직류 전압을 얻을 수 있다(그림 및 설명=UNIST)  © 특허뉴스

 

전기가오리가 수백 볼트의 고전압을 만들어내는 비밀은 얇은 전기세포를 층층이 쌓는 구조에 있다. 이 생체 원리를 모방해, 외부 자극 없이도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고전압 발전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UNIST가 ‘전기가오리형 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구현하며 차세대 웨어러블 전원 기술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팀은 스스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0.2밀리미터(㎜) 두께의 박막 전기셀을 개발하고, 이를 전기가오리처럼 적층해 100V 고전압 발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기가오리가 전기세포 하나당 약 0.1V 수준의 전압만 생성하지만, 수많은 세포를 직렬로 쌓아 100~200V까지 끌어올리는 방식과 동일한 원리를 공학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셀은 전기가오리의 전기세포와 달리 외부 자극 없이도 자가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양전하(+) 고분자 박막과 음전하(-) 고분자 박막이 맞닿는 이종접합 이중층 구조에서 비롯된다. 서로 다른 전하 특성을 가진 박막이 만나 형성되는 전기장이 박막 내부의 양이온과 음이온을 계면으로 끌어모으고, 경계면에서 이온이 대치되면서 생체 세포막의 ‘막전위’처럼 전압이 생성되는 원리다.

 

실험 결과 전기셀 하나가 만들어내는 전압은 0.71V로 측정됐다. 이는 동일 전하의 고분자 층을 맞붙인 동종접합 구조 대비 30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연구팀은 이를 다층으로 적층해 100V 이상의 고전압을 확보했으며, 적층 모듈을 통해 6W급 상용 LED 전구와 전자계산기, 디지털 손목시계를 실제로 구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구성과 환경 적응력도 확인됐다. 단위 전기셀을 3,000회 이상 늘렸다 줄이는 반복 변형을 가하거나, 원래 길이의 1.5배까지 늘려도 전압 손실이 없었고, 적층 상태에서도 굽힘·신장 환경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또한 건조한 환경부터 습도 90% 수준의 고습 환경까지 주변 습도가 변화해도 급격한 성능 저하 없이 출력을 유지해, 향후 옷이나 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 전원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생체 세포막을 이온이 선택적으로 이동할 때 전압이 발생하는 ‘막전위’ 현상에 착안해 단위 전기셀을 개발하고, 이를 전기가오리처럼 적층해 고전압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현협 교수는 “별도의 외부 에너지원 없이 소재 내부의 이온 이동을 잘 설계해 고전압을 생성하는 원천 기술”이라며, “바람, 태양, 압력, 온도차 등에 의존하는 기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과 달리 외부 자극과 무관해 웨어러블 전원 장치 등의 유지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통상적인 대규모 발전 방식과 달리,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빛, 진동, 열 등의 미세한 에너지를 포집해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승재 연구원, 이영오 박사, 박철홍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달 8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A Bioinspired Ionic Heterojunction Generator Enabling Stimulus-Free, Scalable Energy Harvest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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