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글로벌 R&D 투자 1조 4,460억 유로 시대”... 성장 둔화 속 ‘에너지·보건·방산’이 유럽 혁신 견인

박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1/25 [18:24]

EU 집행위 “글로벌 R&D 투자 1조 4,460억 유로 시대”... 성장 둔화 속 ‘에너지·보건·방산’이 유럽 혁신 견인

박진석 기자 | 입력 : 2026/01/25 [18:24]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유럽연합(EU)이 전 세계 연구개발(R&D) 투자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EU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2025 EU Industrial R&D Investment Scoreboard)’를 발표하며, 글로벌 혁신 경쟁이 “확대”가 아닌 “선별적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EU는 전체 R&D 투자 증가율이 둔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에너지·보건·항공우주·방위 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R&D 확대에 나서며 전략적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25 EU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EU 소재 상위 800개 기업과 전 세계 상위 2,000개 R&D 투자 기업의 최신 재무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되며, 2004년부터 매년 발간되는 대표적인 글로벌 R&D 통계 자료다. 이번 보고서는 2024년 글로벌 기업들의 R&D 투자 현황을 중심으로, 국가·지역별 투자 흐름과 산업별 집중도를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R&D 투자는 전년 대비 6.3% 증가해 총 1조 4,460억 유로('한화 약 1,200조 원)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는 2023년 성장률(6%)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면서도, 2014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7.5%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글로벌 R&D 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 속도는 둔화되는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2024년 R&D 투자 증가율은 기타 지역(ROW)이 291개 기업 기준 8.1%로 가장 높았고, 미국(674개 기업)이 7.8%, 일본(192개 기업)이 7.1%로 뒤를 이었다. 반면 EU와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EU(318개 기업)는 2.9% 증가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고, 중국(525개 기업)은 3.9%로 사상 최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양 지역 모두 혁신 활동이 다소 둔화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EU는 전반적인 증가율 둔화 속에서도 특정 분야에서는 뚜렷한 ‘전략적 강점’을 드러냈다. 특히 에너지 분야 R&D 투자는 2024년 19.8% 증가하며 미국(+6%), 중국(+3.8%)을 크게 앞섰고, 일본(-14.2%)과는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보건 분야 R&D 투자 역시 EU는 13% 증가해 미국(+7.1%), 일본(+9.1%), 중국(+0.1%)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한 EU의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R&D 투자 증가율도 4.8%로 확인되며, EU가 지정학적·에너지 전환 환경 속에서 핵심 산업군에 R&D를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R&D 투자 구조가 특정 산업에 집중되는 현상도 뚜렷해졌다. 글로벌 R&D 총투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24.9%), ICT 하드웨어(22.0%), 보건(19.9%), 자동차(13.6%) 등 4개 분야가 80% 이상을 차지하며, R&D 투자와 성장 동력이 일부 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기업들은 ICT 소프트웨어·하드웨어·보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EU 기업들은 자동차 분야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의 핵심 흐름은 ‘투자 집중도’의 심화다. 글로벌 R&D 투자는 아마존(Amazon), 알파벳(Alphabet),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등 미국의 초대형 기술 기업들이 주도하며 점점 더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 상위 2,000개 기업 중 상기 미국 빅테크 기업의 R&D 투자 점유율이 약 2배 증가했다고 분석하며, ICT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분야 혁신 역량이 소수 기업에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2025 EU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는 글로벌 R&D 투자가 여전히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률 둔화와 산업·기업 집중 심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EU는 전체 증가율은 낮았지만 에너지·보건·방산 등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기술경쟁의 무게중심이 “총량 경쟁”에서 “전략 분야 집중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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