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오렌지 북’ 특허 전면 손질 나섰다... 테바 부적절 특허 200건 이상 삭제 요청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2/02 [02:07]

미 FTC, ‘오렌지 북’ 특허 전면 손질 나섰다... 테바 부적절 특허 200건 이상 삭제 요청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2/02 [02:07]

▲ 출처=FDA, Approved Drug Products with Therapeutic Equivalence Evaluations (Orange Book)  © 특허뉴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의약품 특허 제도의 핵심 축인 ‘오렌지 북(Orange Book)’에 대해 전례 없는 정비에 나섰다. 부적절하게 등재된 특허가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막아 의약품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FTC는 미국 제약사 Teva(테바)가 오렌지 북에 등재한 200건 이상의 특허를 삭제해 달라고 FDA에 공식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오렌지 북, ‘특허 방패’로 악용?

 

FTC에 따르면, FDA 승인을 받은 브랜드 의약품의 특허가 오렌지 북에 등재되면, 해당 특허의 유효성이나 침해 여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없어도 제네릭 의약품의 출시가 최대 30개월간 자동 지연될 수 있다. 이 제도는 원래 혁신 의약품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FTC는 부적절하거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특허까지 등재될 경우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C는 이미 2023년 11월과 2024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오렌지 북에 부당하게 등재됐을 가능성이 있는 약 400건의 특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특허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보다 직접적인 행정 압박에 해당한다.

 

법원 판단에도 남아 있던 특허들

 

특히 FTC는 테바가 암닐(Amneal)을 상대로 제기한 천식 흡입기 관련 특허 소송을 문제 사례로 지목했다. 해당 사건에서 미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해당 특허가 오렌지 북에 등재되기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지방 법원 역시 특허 삭제를 명령했다. 그럼에도 일부 특허가 오렌지 북에 남아 있던 점을 FTC는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로 봤다.

 

이에 따라 FTC는 2025년 5월, 테바가 FDA에 오렌지 북에서 200건 이상의 부적절한 특허 목록을 삭제하도록 요청했으며, 이번 발표는 그 조치의 공식화다.

 

제네릭 시장 확대... 가격 인하 기대

 

삭제 요청 대상에는 천식,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와 에피네프린 자동주사기 등 환자 접근성이 중요한 의약품 관련 특허가 다수 포함돼 있다. FTC는 이들 특허가 유지될 경우 저가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아 경쟁을 제한하고, 의약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FTC는 이번 조치로 약 30종 이상의 의약품에서 제네릭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환자와 보험 시스템 전반에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의약품 가격 인하와 경쟁 촉진을 목표로 한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약·특허 전략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FTC의 강경 조치는 오렌지 북을 활용한 ‘특허 장벽 전략’에 대한 구조적 경고로 해석된다. 단순한 특허 보유를 넘어, 어떤 특허가 공적 제도에 등재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감시가 강화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시장을 핵심 무대로 삼는 글로벌 제약사와 특허권자들에게 이번 사안은 특허 포트폴리오 관리, 등재 전략, 소송 전략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렌지 북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권리 보호’에서 ‘경쟁 균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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