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도 동등 보호... 중국 하이난 IP법원이 던진 사법적 신호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2/04 [01:06]

외국 기업도 동등 보호... 중국 하이난 IP법원이 던진 사법적 신호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2/04 [01:06]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중국이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자국 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보호한다는 사법적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지식재산권법원은 지난 12일, 설립 5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처리한 외국 관련 지식재산권 분쟁의 대표적 사례 8건을 공개했다고 IPRDAILY가 보도했다. 이들 사건은 상표·특허·저작권·부정경쟁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며, 미국·독일·프랑스·호주·한국·스웨덴·핀란드 등 다수 국가의 당사자가 연루됐다.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저작권 분쟁, 핵심 판례로 제시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저작권 침해 분쟁이다.

한국 A사는 ‘로보카 폴리’에 등장하는 캐릭터 ‘엠버’의 저작권자로, 중국에서 장난감·완구를 유통한 중국 B무역회사를 상대로 캐릭터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피고 제품에 부착된 캐릭터 형상이 기존 캐릭터를 단순 변형한 수준인지, 아니면 새로운 창작물인지였다. 1심 법원은 “형상이 변형 기능을 갖추고 있고 전체 표현이 상당히 다르다”며 침해를 부정했지만, 2심을 맡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지식재산권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법원의 판단, ‘시각적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이 기준

 

2심 법원은 ‘엠버’ 캐릭터가 색채 배합, 선의 배열, 캐릭터 비율, 전체적인 시각적 인상에서 독창성과 예술적 미감을 갖춘 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문제의 장난감 캐릭터 역시 전체적인 시각 표현에서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돼 저작권 침해가 성립한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피고가 침해 행위를 이미 중단하고, 합법적 경로를 통해 물품을 매입·판매했다는 점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은 부과하지 않고, 권리 구제에 소요된 합리적 비용 1,500위안(약 30만 원)만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외국 권리자 보호 의지, ‘사례’로 증명

 

하이난 자유무역항 지식재산권법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외국 기업의 IP도 중국 법에 따라 동등하게 보호한다는 사법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은 비전형적 저작물에 대해서도, 단순 아이디어가 아닌 구체적 시각적 표현을 중심으로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는 기준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이 자유무역항을 중심으로 국제 비즈니스 친화적 사법 환경을 조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례는 한국 콘텐츠·완구·캐릭터 기업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중국 시장에서 저작권 침해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권리 범위를 명확히 정리하고 사법적 구제를 적극 활용할 경우 실질적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이 국적과 무관하게 동일한 보호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만큼, 향후 중국 내 IP 분쟁에서 증거 정리와 시각적 비교 자료의 정교화가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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