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미생물 지도가 바뀐다"... 저염분이 질소 순환 판도 뒤집는 ‘결정 변수’강수·홍수 증가 시대... 토양·수질·온실가스까지 흔드는 미생물 구조 변화 규명
한국연구재단은 충북대학교 이성근 교수 연구팀이 저염분(저삼투압) 환경이 토양과 담수에서 암모니아 산화 미생물 군집과 질산화 활성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생물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ISME Journal'에 3월 6일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질소 순환은 대기 중 질소가 암모니아, 질산염 등 생물이 이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된 뒤 다시 대기로 돌아가는 지구 생태계의 필수 과정이다. 특히 그 출발점인 ‘암모니아 산화’는 토양 비옥도, 수질, 온실가스 배출과 직결되는 핵심 반응으로, 이를 수행하는 미생물의 구조와 활동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동안 염분은 미생물 생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기존 연구는 대부분 해양 등 고염분 환경에 집중돼 왔다. 반면 실제 자연 토양과 담수 환경에서 흔히 나타나는 저염분 조건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실제 환경과 유사한 저염분(약 120μS/cm)과 고염분(약 795μS/cm) 조건을 동시에 적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염분 수준에 따라 암모니아 산화를 담당하는 미생물 군집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저염분 환경에서는 ‘암모니아 산화 세균(AOB)’이 우세하게 나타난 반면, 고염분 환경에서는 ‘암모니아 산화 고균(AOA)’의 활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해양 기원 고균의 경우 저염분 조건에서 성장률이 최대 9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염분 변화에 매우 민감한 특성을 보였다. 반면 세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응을 유지하며 환경 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을 통해 이러한 차이의 원인도 밝혀졌다. 암모니아 산화 세균은 다양한 이온 조절 시스템을 통해 염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반면, 고균은 이러한 조절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저염분 환경에서 생리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미생물 분포 분석을 넘어, 기후 변화와 생태계 기능 간의 연결고리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기후변화로 강수량 증가와 홍수 빈도가 높아지면서 토양과 담수의 염분 농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질소 순환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곧 농업 생산성, 수질 관리, 온실가스 배출 등 다양한 환경·산업 분야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질소 순환의 변화는 비료 효율, 수생태계 건강, 아산화질소(N₂O) 배출 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연구는 ‘비가 많이 오는 환경’이 단순한 기상 변화가 아니라, 미생물 생태계와 지구 화학 순환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변화가 토양과 물, 그리고 기후까지 연결되는 복합적인 시스템 속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향후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생태계 기능 변화를 예측하고, 보다 정밀한 환경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문명은 Hypoosmolarity inhibits ammonia oxidation by terrestrial and freshwater Nitrosopumilaceae member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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