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밀리초의 빛이 배터리 수명 바꿨다"... 전고체전지 상용화 ‘게임체인저’ 등장

초고속 광공정으로 고니켈 양극 안정화... 수명·안전성 동시 확보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4/01 [12:44]

"수 밀리초의 빛이 배터리 수명 바꿨다"... 전고체전지 상용화 ‘게임체인저’ 등장

초고속 광공정으로 고니켈 양극 안정화... 수명·안전성 동시 확보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4/01 [12:44]

▲ 광에너지 기반 양극활물질의 표면개질 / 하이니켈 양극활물질 표면에 조사된 제논 아크 펄스의 광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되어 양이온 혼합을 유도하고 NiO 보호막층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표면은 순간적으로 고온에 도달하는 반면, 벌크 내부 온도는 상온에 가깝게 유지되어 층상 구조가 안정적으로 보존된다. 또한, 광에너지 기반 표면개질을 통해 수 밀리초 내의 초고속 공정이 가능하며, 추가적인 반응성 유기물이나 별도의 코팅 및 도핑 공정 없이도 보호막층을 형성할 수 있다.(그림 및 설명=한양대학교 김선민 석박사통합과정)   © 특허뉴스


수 밀리초 수준의 짧은 빛 처리만으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이 등장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전고체전지 상용화의 최대 난제를 정면 돌파했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학교 김영범 교수 연구팀이 강한 빛을 이용한 초고속 열처리 공정을 통해 고니켈 양극 소재의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료공학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월 8일 게재되며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고체전지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특히 니켈 함량이 높은 ‘고니켈 양극재’는 높은 에너지 저장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구조가 붕괴되거나 고체전해질과 반응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기존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팅이나 도핑 기술이 활용됐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높아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빛’으로 해결했다.

 

핵심 기술은 ‘광소결(Flash-Light Sintering, FLS)’ 공정이다. 제논 램프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빛을 수 밀리초 동안 조사해 소재를 순간적으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양극 표면만 선택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실험 결과, 양극 표면은 약 900℃ 이상으로 순간 가열되는 반면 내부는 약 63℃ 수준을 유지해 구조 손상 없이 표면만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자가 생성 보호층’은 양극과 고체전해질 간의 부반응을 차단하고, 충·방전 과정에서 구조 붕괴를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성능 개선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기존 소재는 100회 충·방전 후 용량 유지율이 약 55% 수준에 머물렀지만, 광소결 공정을 적용한 소재는 약 81%를 유지하며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고전압 환경에서는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운 성능 유지 능력을 보였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코팅이나 전구체 없이도 양극 소재를 직접 개선할 수 있어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갖는다. 동시에 대량 생산 공정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높아 산업 적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김영범 교수는 “전고체전지의 핵심 난제인 양극-전해질 계면 안정성과 구조 붕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기술”이라며 “초고속 빛 공정을 통해 고성능 배터리 소재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배터리 기술 경쟁이 ‘소재 혁신’에서 ‘공정 혁신’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초고속·저비용·고효율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조 기술이 확보되면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결국 단 수 밀리초의 빛이 배터리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되고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 시장의 미래 경쟁력은 이제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정밀하게 소재를 제어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참고로, 1 밀리초(ms)는 1/1000초(0.001초)다. 

 

논문명은 Enhanced Cycling Stability of High-Voltage Ni-Rich Cathodes With Autogenous Robust Surfaces for All-Solid-State Batteri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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