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먼저, 수출·투자 뒤따른다... "해외 IP 출원이 ‘진출 신호’였다"

지식재산처·한국지식재산연구원 보고서... 상표→수출·투자→특허 ‘선·후행 구조’ 확인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4/02 [14:03]

상표 먼저, 수출·투자 뒤따른다... "해외 IP 출원이 ‘진출 신호’였다"

지식재산처·한국지식재산연구원 보고서... 상표→수출·투자→특허 ‘선·후행 구조’ 확인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4/02 [14:03]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이 변화하는 가운데, 해외 상표출원이 수출과 해외직접투자에 앞서는 ‘선행지표’로 작용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식재산(IP) 전략이 단순한 권리 확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입의 신호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특허통계센터는 '한국인의 해외 IP 출원과 해외진출 전략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외 특허·상표 출원과 수출 및 해외직접투자(ODI) 간 연계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의 해외 특허출원은 전년 대비 3.3%, 해외 상표출원은 16.7% 증가했다. 이는 국내 출원 증가율(특허 2.4%, 상표 0.03%)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의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해외 특허출원은 인도(14.4%), 베트남(31.4%), 인도네시아(17.1%) 등 기존 생산거점뿐 아니라 캐나다(12.3%), 멕시코(15.9%) 등 북미 인접 국가에서도 증가하며 ‘니어쇼어링’ 전략과 맞물린 흐름을 보였다. 해외 상표출원 역시 미국(14.9%), 일본(22.9%)뿐 아니라 말레이시아(23.9%), 싱가포르(15.7%), 러시아(65.1%)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고르게 증가하며 시장 다변화 전략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해외 IP 출원과 수출·투자 간 ‘선·후행 구조’가 통계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해외 상표출원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수출과 해외직접투자는 각각 0.26%포인트, 0.4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수출이 증가한 이후에는 해외 특허출원이 증가(0.28%p)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이는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서 브랜드 확보를 위해 상표를 먼저 출원하고, 이후 시장 확대와 함께 수출과 투자를 늘린 뒤, 경쟁 심화 국면에서 기술 보호를 위한 특허 확보에 나서는 전략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즉, ‘상표→수출·투자→특허’로 이어지는 단계적 IP 전략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또한 해외 IP 출원은 반도체, 자동차 등 고위·중고위 기술 산업의 수출 및 현지시장 진출 목적 투자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기술집약 산업일수록 지식재산 전략이 글로벌 진출과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가별 차이도 확인됐다. 일본의 경우 상표출원과 수출·투자 간 선행성이 미국만큼 뚜렷하지 않았으며, 이는 중소기업 중심 투자 구조와 중저위 기술 중심 수출 구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상표 선출원 패턴이 약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악의적 상표 선점 등 지식재산 환경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를 수행한 임소진 연구위원은 “해외 IP 출원은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며 “국가별 산업 구조와 지식재산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IP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식재산이 단순한 법적 권리를 넘어, 수출·투자 전략을 예측할 수 있는 ‘경제 지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정부의 IP 정책이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과 어떻게 결합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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