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지식재산의 ‘판’을 다시 묻다... 4대 핵심 이슈 전면 부상

지재위, 제2차 지식재산(IP) 정책포럼 개최
데이터·소송·저작권·분쟁해결까지… AI 시대 IP 질서 재편 ‘4대 축’ 본격 논의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4/12 [17:39]

AI 시대, 지식재산의 ‘판’을 다시 묻다... 4대 핵심 이슈 전면 부상

지재위, 제2차 지식재산(IP) 정책포럼 개최
데이터·소송·저작권·분쟁해결까지… AI 시대 IP 질서 재편 ‘4대 축’ 본격 논의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4/12 [17:39]

▲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앞줄 왼쪽 7번째)이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앞줄 왼쪽 8번째), 이춘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앞줄 오른쪽 1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지재처)  © 특허뉴스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사회 전반을 재편하는 가운데, 지식재산(IP)을 둘러싼 정책과 제도 역시 근본적인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데이터, 법제, 분쟁 해결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IP 질서가 형성되는 흐름이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4월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년도 제2차 IP 정책 포럼’을 개최하고, AI 시대 지식재산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는 지식재산처, 대법원, 특허법원, 국가AI전략위원회, 대한변리사회, 한국지식재산협회,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산업계 및 학계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여해 정책·법률·산업 관점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논의는 크게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지식재산 소송 체계 개편, 국제 분쟁 해결 모델, AI 학습데이터 활용 기준, 그리고 생성형 AI 저작권 문제다. 각각의 이슈는 독립된 주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흐름 속에서 맞물리며 AI 시대 IP 질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지식재산 3대 입법 쟁점

 

조선대학교 한지영 교수(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는 최근 지식재산 법제의 핵심 이슈로 ▲IP 소송 관할집중 ▲직무발명보상금 세제 개편 ▲한국형 디스커버리 도입 등 ‘3대 법안’을 제시하며 주요 쟁점과 입법 동향을 설명했다. 

 

특히 IP 소송 관할집중 법안과 관련해 한 교수는 “주요국은 기술유출과 침해 대응을 위해 지식재산 소송을 특정 법원에 집중시키는 추세”라며, “해당 법안은 여야 간 쟁점이 없고 법원행정처 역시 이견이 없는 만큼 첨단기술 보호 강화를 위해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관할집중 대상을 기존 특허권에서 부정경쟁행위, 영업비밀, 산업기술유출, 반도체 배치설계권 등으로 확대하고, 민사뿐 아니라 형사 사건까지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대응 강화를 위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이는 특허침해 소송에서 증거 확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자료보전명령 ▲법정 외 증인신문 ▲전문가 사실조사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한편 주요국 역시 지식재산 소송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관할집중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특허 사건 항소를 연방순회항소법원으로 집중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적재산고등재판소를 통해 2심을 전담한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통합특허법원(UPC)을 출범시키며 특허 분쟁 관할을 일원화했다.

 

국제 분쟁해결, ‘아시아 법률 허브’ 가능성 제시

 

이혜진 대법원 재판연구관(고등법원 판사)은 뉴욕 중재협약과 싱가포르 조정협약 등 국제 분쟁 해결 제도의 흐름을 분석하고, 글로벌 분쟁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특허법원의 RIMOWA 및 Merck 사건을 사례로, 외국어 재판과 국제영상재판 시스템을 활용한 국제 분쟁 해결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이 글로벌 IP 분쟁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관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법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 중재·조정과 연계된 분쟁해결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AI 시대 핵심 자원 ‘데이터’... 공정이용 기준 정립 필요

 

가천대학교 최경진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AI 학습데이터를 둘러싼 국내외 저작권 분쟁 사례와 함께,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 면책 규정 도입 과정과 정책 조정 흐름을 설명했다.

 

또한 국가 차원의 고품질 한국어 데이터셋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로 ‘데이터 혁신’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한국이 AI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환경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며, 저작권과 개인정보 이슈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몰제 데이터혁신 특례법’ 제정을 제안했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정이용 기준’ 명확화 필요

 

세종대학교 최승재 교수는 생성형 AI 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짚으며, 공정이용 판단 기준 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소개하며, 이용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와 용도, 이용 비중과 중요성,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4대 기준을 중심으로 구체적 판단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저작권 보호와 기술 혁신 간 균형을 통해 AI 산업의 안정적 발전과 합리적인 저작물 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AI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적 균형점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포럼은 AI 시대 지식재산 정책이 단순한 법제 논의를 넘어, 기술·데이터·시장·사법 체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각의 이슈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은 “AI 시대에는 지식재산 정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현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둘러싼 지식재산을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 확보, 권리 보호, 분쟁 대응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이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되는 지금, 지식재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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