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화학과 유자형 교수와 건국대병원 안과 정혜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노화된 망막색소상피세포(RPE)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실험쥐의 시각 기능을 유의미하게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18일자로 게재됐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왜곡되는 질환으로, 백내장·녹내장과 함께 대표적인 실명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건성 황반변성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해 고령화 사회에서 환자 증가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질환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노화된 RPE 세포’에 주목했다. 이 세포들은 단순히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넘어, 염증 물질을 지속적으로 분비해 주변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는 ‘유해 세포’로 작용한다.
기존에는 이러한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스(senolytics) 약물이 주목받았지만,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는 독성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화 세포만을 정밀하게 타겟팅하는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노화된 RPE 세포 표면에만 과발현되는 단백질 ‘Bst2’를 새롭게 발굴하고, 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나노입자 표면에 장착했다.
이 나노입자는 노화 세포에 도달하면 세포 내부로 들어가 분해되며, 내부에 담긴 세포 사멸 유도 약물(ABT-263)을 방출한다. 동시에 정상 세포에서는 분해되지 않도록, 노화 세포 특유의 고농도 글루타치온 환경에서만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안전성도 확보했다.
실험 결과, 해당 나노입자를 주입한 쥐에서는 정상 세포 손상 없이 노화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됐으며, 망막의 전기적 반응이 개선되며 시각 기능이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Bst2 단백질이 노화된 망막세포의 새로운 표지자(marker)로 처음 규명된 점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는 향후 다양한 노인성 질환에서 노화 세포를 표적하는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혜원 교수는 “질환의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치료와 차별화된다”며 “건성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자형 교수 역시 “표적 항체만 바꾸면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에도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노화 세포 제거 기반 치료, 즉 ‘세놀리틱스’ 기술을 정밀 타겟팅과 결합한 사례로, 향후 노인성 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명은 Bst2-targeted senotherapy restores visual function by eliminating senescent retinal cell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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