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2022 일본 PIFC 현장 스케치

이윤주 대표 | 기사입력 2022/11/21 [17:25]

[현장 르포] 2022 일본 PIFC 현장 스케치

이윤주 대표 | 입력 : 2022/11/21 [17:25]

▲ 2022 PIFC 한국공동홍보관 참여기업 및 참가단 모집 홍보 / 출처=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PIFC 첫 참관의 시작

 

매년 PIFC(Patent Information Fair & Conference)가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직접 참가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PIFC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 지식재산서비스 산업 종사자간의 교류의 토대이며, 특히 지식재산(IP) 번역 분야 및 IP정보서비스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활발하게 참가해 온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기술사업화 분야를 주 사업 분야로 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행사 참여 동기가 다소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하늘길이 열리고 3년 만에 개최되는 행사로서 해외의 IP서비스 산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하는 호기심 반 당사가 새롭게 출시하는 비대면 창업교육 서비스에 대한 해외 업계 반응을 조사하고자 하는 사업적 목적 반, 이렇게 겸사겸사 PIFC에 참가하고자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에서 모집하는 PIFC 참가단(시장개척/참관)에 합류하였고, 118() 오전 일찍 출국하여 11() 오후에 귀국하였다.

 

2022 PIFC 행사는?

 

IP서비스 분야의 최대 국제행사이자 31회 차를 맞게 된 PIFC‘()일본발명추진협회’, ‘일본특허정보기구(JAPIO)’, ‘산케이신문사가 공동주최하고 도쿄의 한 중심에 위치한 과학기술관에서 11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개최되었다. 출전한 기업들은 RWS, NGB 등 특허업계의 일본계 글로벌 대형기업뿐만 아니라 히타치, 파나소닉 등 제조사 대기업도 자체 구축한 특허정보 시스템을 소개하는 독립부스를 운영하였다. 주최 측 추산으로는 첫날 관람객이 약 18백여 명을 기록한 데 비하여, 이튿날 약 3천여 명, 폐막일에 약 45백여 명을 기록하였다고 하니 연인원 따지면 9천명 이상이 다녀간 셈이다. 다만, 우리나라 출전기업들의 현장 소식에 따르면 예년 대비 20~30% 정도 참관객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아직 코로나 19 여파가 남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 2022 PIFC 행사 종료 안내 / 출처=PIFC 공식사이트

 

다양한 주제 발표를 들어보았다

 

전시장 한 켠에서 컨퍼런스가 계속 이어졌다. ‘인공지능의 미래’, ‘IP랜드스케이프(IPL) 2단계 활동 점검’, ‘DX시대의 비즈니스 창출’, ‘특허정보 해석의 미래 해석기술과 서비스는 어떻게 진화 할 것인가등의 주제가 골자를 이루었다.

 

▲ 2022 PIFC 컨퍼런스장 전경 / 출처=PIFC 공식사이트

 

IP랜드스케이프(IPL)라는 개념이 생소하여 한국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일본 특허청이 지난 2017년에 지식재산인재스킬표준 버전 2.0’을 발표하며 내놓은 개념으로서, 기존의 특허맵과 달리 개별 특허 기술정보를 포함하여 자사와 경쟁사를 분석하고, 시장 동향 및 연구개발 동향, 경영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여 포지셔닝과 예측을 하는 전략으로서 한국의 ‘IP경영’, ‘기술사업화개념과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2020년에 ‘IP랜드스케이프(IPL) 추진협의회가 결성되었는데, 일본의 미래를 좌우할 사회과제·분야 9개 테마에 대해 각 5개사 정도가 9개 팀으로 나뉘어 약 52개사가 2기째 활동 중이라고 한다.

 

한편, AI저작권 전문 애널리스트인 나가누마 요코(IRify 대표 변리사)씨는 인간의 창조행위에 반하여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도둑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디지털전환(DX)의 시대적 흐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기술계(특허 및 상표 분야)와 비기술계(콘텐츠 저작권 분야)로 나누어 전략적인 IP산업의 확장을 이루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비기술계 지적재산 집적 매니지먼트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점은 시의적으로 유의미하고 흥미로웠다.

 

특허정보 해석은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특허정보 조사/분석으로 치환할 수 있을 텐데, 글로벌 빅데이터 중 하나인 특허정보의 가치창출에 있어 양자컴퓨터까지 이용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특허정보 분석 서비스 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변모할 것인가에 대한 현업 전문가들의 토론도 진행되었다.

 

전시장에서 출전 기업과 서비스를 살펴보다. AI+

 

이번 전시 행사의 화두는 디지털전환 시대에 살아남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출전 기업들은 저마다 각 전문분야에서 ‘AI를 적용한특허 및 상표 정보 검색·번역 시스템을 선보였다. 참가한 한국기업들도 마찬가지로 AI분석, AI번역 등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IP정보서비스와 IP번역서비스를 표방하였다.

 

▲ 2022 PIFC 전시장 전경 / 출처=PIFC 공식사이트

 

필자 개인적으로 당면한 디지털전환(DX)을 일본 IP서비스 산업계는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일본은 아직도 플로피디스크를 쓰고 있는 나라이며 이메일보다는 팩스가 대중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실 플로피디스크나 팩스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공문서 제출 시의 의무 규정으로 적시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고노 다로 ()디지털장관은 스가 정권 시절 도장, 팩스 사용 철폐 개혁을 이끌다가 지금은 플로피디스크, 광디스크, CD롬 철폐를 이끌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각 사의 부스를 돌아보며 느낀 점은 기존의 시스템이나 솔루션에서 기능적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라는 대세에 편승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앞서 나아고 있는 점을 발견하기에는 어려웠다는 점이다. 특허정보 분석 서비스 출품작의 대다수는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톰슨사()IP정보시스템의 UI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거나 여기에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조금 보탠 것으로 보였다. 중소기업으로 보이는 한 회사는 정제된 특허정보 데이터를 구매(활용)하여 분석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현재 한국의 현황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 특허청 지원으로 마련된 한국 공동홍보관에서 각사 IP서비스 홍보 및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공동홍보관 참여기업은 기율특허법률사무소(대표 신무연), 도원닷컴(대표 김수천), 랩투마켓(대표 정예혁), 에스제이파트너스(대표 김범준 외), 애니파이브(대표 김기종), 지온컨설팅(대표 최석훈), 제세(대표 김동희), 콤비로(대표 이윤주)이다

 

▲ 윕스와 위즈도메인은 개별부스로 출전하였다. (왼) 위즈도메인 부스와 (우) 윕스 부스에서 고객과 상담하고 있는 모습

 

파나소닉과 히타치 관계자와도 잠깐 대화를 나누어보았는데, 출품한 서비스에서의 자부심은 인공지능 신기술을 탑재했다 등의 기술적 요소라기보다는 그들이 수십 년 간 쌓아 온 데이터에 있었다. 특징적으로 여겨진 것은, 국내 실정에 대해 비교할 근거를 갖지 못하였지만, 일본의 대기업 IP 부서들이 자체 특허 정보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여 대외적인 수익사업도 한다는 점이었다.

 

파나소닉 IP정보 분석서비스의 주요 고객은 물론 자사와 계열사이지만, NEC, 아사히와 같은 대기업도 주요 고객이라고 한다. 히타치는 특허검색서비스 솔루션으로 자사와 계열사 외에 기업고객이 많다고 하였는데, 이와는 별도로 B2C서비스를 별도로 개발 중에 있다며 우리 일행에게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한 B2C에서의 Customer는 발명자 개인보다는 군소 특허사무소들이라는 점을 대화 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별도로 만든 이유는 B2B버전이 설치형 솔루션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 히타치 부스 등 전시장 전경

 

경제산업정보 플랫폼에서 출발하여 특허동향 검색 및 IP정보분석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써 SPEEDA도 출전하였다. 각 기업의 기술 동향을 분석하거나, 특정 기술분야에 대한 주요 출원 동향 등을 제공하는데, 여러 서비스 중 특히 사용자 친화적인 UI/UX가 돋보였다.

 

-일 양국 교류행사에 참가하다.

 

한편, 지난 2016년부터 PIFC가 개최되는 기간 중에는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KAIPS)와 일본특허정보서비스업연합회(FPIS) 공동으로 주최하는 -IP서비스산업 교류회가 개최된다. 올해엔 필자도 참가 기회가 주어졌다. 9일 저녁, 교류회가 개최되는 식당에 가보니 참석자들로 꽉 찼다. 교류에 대한 목마름일 까, 한일 양국 30여명이 참석하면서 주최측은 식당 섭외도 어려웠다는데, 결국은 행사장 인근 식당 한곳을 통째로 대관하였다고 한다, 한국 측에서는 9개 기업이, 일본 FPIS 측에서는 주요 임원 및 회원사 임직원(6개 기업)이 참여하여 약 두 시간 동안 교류 행사를 이어갔다. FPIS 찬조회원사인 윕스 소속 직원(김기태 팀장, 정혜진 과장)이 행사진행을 도와주셨다. 신준호 주일대한민국대사관 특허관님도 참석하시어 양국 지식재산 관련 비즈니스의 협력 및 발전을 기원하였다. 이날 후지사와 마사토 FPIS 이사장은 지난 2018년에 한국에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 이제 보다 자주보자며 짧은 소회를 밝혔는데 그간의 단절을 넘어 앞으로의 적극적인 교류 의사를 전한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 (좌)박양수 지식재산서비스협회 이사(왼쪽 끝)와 (우)후지와 마사토 FPIS 이사장(서있는 남자)이 양 기관 및 참석자를 소개하는 모습

 

2022 PIFC 참가 소회.

 

한국과 일본의 IP정보서비스업계와 IP번역서비스업계는 기존 고객을 중심으로 안정세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함께 참가한 IP번역 분야 전문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IP번역 서비스는 언어의 독자성과 인공지능이 따라 올 수 없는 전문성(IP번역 숙련성)으로 인해 인공지능 기계번역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위협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수주가 늘었다고 한다. 실제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의 화두가 전시회장을 뒤덮었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된 혁신적 혹은 참신한 서비스는 필자에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4차산업혁명 시대로의 빠른 진입과 COVID-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 산업분야는 디지털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을 하고 있지만 IP업계는 다소 전환 속도가 느린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늘 갖고 있었다. 일본에 가보니 일본 역시 아직은 주목할 만한 전환 사례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 11월 11일(금), 귀국길에 오르긴 전 행사장인 과학기술관 앞에서 참가단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도쿄에서 도시는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였지만, ‘엔저시대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혹자는 일본을 늙은 사회라고 평한다. 단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변화를 싫어하는 속성 때문에 그렇게 평가하곤 한다.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놓고 필름 판매가 줄까봐 사업화하지 못하고 결국은 파산에 이른 코닥이나, 핸드폰에 PC기능을 적용하여 스마트폰의 효시가 되는 아이모드 기술을 개발해 놓고 배타적 운용체계로 인해 세계화의 기회를 놓친 NTT 등 변화에 대한 거부 혹은 부적응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30은 심화되었다.

 

그에 반하여 한국은 디지털전환에 대한 열풍에 가까운 관심과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일본에 귀감이 될 만한 선례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아직 누구나 시작단계에 불과한 것 같다. 인공지능을 적용한 참신한 서비스의 발굴과 IP랜드스케이프 혹은 기술사업화 분야에서의 새로운 서비스 발굴로 IP서비스산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작성자>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IP기술사업화분과 운영위원 이윤주(콤비로(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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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영 2022/11/22 [16:33] 수정 | 삭제
  • 유익한 리포트 감사합니다.
  • 조웅익 2022/11/21 [19:26] 수정 | 삭제
  • 좋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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