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불청객 '벌레'... 첨단 특허기술로 잡는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5/07/14 [17:06]

여름 불청객 '벌레'... 첨단 특허기술로 잡는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5/07/14 [17:06]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여름은 생명이 가장 활발하게 약동하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불청객인 벌레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며, 이제 여름철의 불청객 하면 모기만큼이나 러브버그를 떠올리게 한다.

 

여름을 방해하는 벌레를 잡자... 병충해 박멸과 특허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은 곰팡이성 병해와 해충의 번식을 촉진하여 우리의 일상은 물론, 한창 성장해야 할 농작물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 러브버그, 모기와 같은 벌레부터 대장균, 곰팡이 등 각종 병원균까지, 여름철이면 더욱 심각해지는 병충해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예방과 선제적 대응은 필수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비하여 현장에서는 특허 기술과 장비로 병충해를 박멸하고 퇴치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외의 다양한 병충해 박멸 기술과 관련 특허를 통해 우리의 여름을 더욱 슬기롭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국내외 여름철 벌레 피해 사례

 

여름철 벌레로 인한 피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은 해충의 번식을 촉진하며, 이는 농업 생산성 저하, 공중 보건 문제, 그리고 일상생활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가장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는 러브버그다. 2022년부터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집단으로 출몰하기 시작한 러브버그는 빠르게 확산되어 현재는 서울 전역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그 영향권이 확대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개체 수가 급증하여 아파트 외벽, 상가 유리창, 차량 등에 빼곡히 들러붙어 미관을 해치고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조성했다. 러브버그는 직접적으로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대량으로 발생하여 창문 틈새로 유입되거나 차량 운행을 방해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

 

농작물 피해 또한 심각하다. 여름철은 벼멸구, 진딧물, 응애 등 다양한 해충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다. 2023년 여름, 전북 지역에서는 고온과 잦은 비로 인해 벼멸구와 혹명나방 등 벼 해충 발생이 평년보다 크게 증가하여 농민들이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며, 이 외에도 과수원의 과실흡수나방이나 시설 작물의 온실가루이 등 다양한 해충들이 매년 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

 

해외에서도 여름철 벌레로 인한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는 모기로 인한 질병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서는 모기가 매개하는 말라리아와 뎅기열로 인해 매년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모기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이들 질병의 발병률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말라리아 환자는 약 2억 4천9백만 명, 사망자는 60만 8천 명에 달하며, 뎅기열 또한 매년 1억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같은 서부 지역에서는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소나무좀과 같은 산림 해충의 피해가 심각하다. 스트레스를 받은 나무는 해충에 더욱 취약해지며, 이로 인해 대규모 산림 고사와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캘리포니아에서는 소나무좀으로 인해 수백만 그루의 나무가 고사하며 산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외래 해충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에서 유래한 황소개구리 모기(Aedes japonicus)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기존 모기 개체군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농업 분야에서 토마토 역병과 같은 곰팡이성 질병이나 감자잎말이벌레와 같은 해충들이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여름철 벌레 피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벌레 퇴치를 위한 스마트한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벌레 퇴치를 위한 스마트한 기술들'

 

벌레는 불빛을 매우 좋아하여 어두운 밤이면 가로등과 전등에 밀집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벌레의 습성을 알고 빛을 이용한 가정용 퇴치기를 사용한다. 여기서 더 발전하여 업계에서는 다파장 광선을 이용한 벌레 퇴치 및 제거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먼저, 해충 유인용 트랩 장치는 해충이 좋아하는 특정 파장의 빛을 방사하는 보안등과 LED, 그리고 유인된 해충이 채집되는 채집부로 구성되어, 불빛을 보고 모여드는 해충들이 자동적으로 채집되도록 설계되어, 친환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해충 포획이 가능하다.

 

▲ 해충 유인용 다파장 발광 트랩(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779162)  © 특허뉴스


다음 장치는 사이클론과 다파장 광선을 이용하여 벌레를 제거하는 장치다. 이 발명은 사이클론 내부로 벌레가 흡입되기 위한 흡입 팬과 공기 유입구, 그리고 빛을 출력하기 위한 다파장 LED로 구성되어, LED를 보고 모여든 해충들을 사이클론으로 빠르게 흡입시켜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원리다. 빛으로 유인하고 강력한 흡입력으로 포획하는 방식으로 대량의 해충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 사이클론과 다파장 광선을 이용하여 벌레를 제거하기 위한 장치(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823302)  © 특허뉴스


세스코에서 자체 개발한 해충 유인등은 감전 또는 접착 시트를 사용하여 불빛을 보고 유인된 벌레가 접착 시트에 붙게 되면 감전되어 사멸하도록 구성되었다. 특히 유인등 표면에는 복수의 열선이 들어가 열을 이용해 벌레를 소음 없이 효과적으로 사살하고, 사체가 열처리되어 해충 처리 작업도 위생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해충 박멸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기술로 보인다.

 

▲ 해충 유인등(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795037)  © 특허뉴스


모기를 비롯한 해충들은 길거리, 집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에도 유입하기 쉽다. 특히 벌레들은 크기가 작아 엔진룸을 비롯한 자동차의 미세한 틈에도 쉽게 들어올 수 있어,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내에서도 모기와 벌레를 퇴치할 수 있는 장치 개발에 이르렀다.

 

이 기술은 카메라를 이용해 해충을 감지하고 이를 퇴치하는 신기한 기술로, 자동차 실내에 설치되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차량 내부의 움직임을 통해 해충을 감지하고, 해충처리기를 동작시켜 해충을 퇴치하는 원리다. 퇴치 시에는 스프레이나 훈증기를 이용하게 되며, 해충처리기는 지정된 시간 동안 동작된 후 1시간이 경과하면 영상을 통해 해충을 다시 감지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이는 운전 중에도 해충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하여 탑승자의 쾌적함을 보장한다.

 

▲ 자동차의 해충 퇴치 장치 및 그 방법(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024-0078448)  © 특허뉴스


다음 기술 역시 현대모비스에서 개발한 초음파를 활용한 차내 모기 퇴치 장치로, 차 내에 모기가 유입되면 초음파의 출력 및 감도를 능동적으로 제어해 모기를 퇴치하는 장치이다. 모기 및 해충이 싫어하는 음역대의 음원을 틀어 이를 퇴치하는 효과를 갖췄다. 인체에는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친환경적으로 해충을 퇴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모기 퇴치 장치 및 그 작동 방법(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025-0015500)  © 특허뉴스


삼성전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로 숨어있는 해충을 포착하고 직접적으로 살충제를 분사할 수 있다는 로봇청소기를 개발했다. 심지어 사용자 휴대폰 앱과 연동하여 해충이 발견된 지점은 물론 해충의 종류까지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이는 스마트 홈 기기가 단순히 청소를 넘어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데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로봇 청소기를 포함하는 해충 퇴치 시스템 및 해충 퇴치 방법(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024-0154412)  © 특허뉴스


복잡한 미로를 활용한 기술도 있다. 본 발명은 일련의 굴곡진 미로를 만들어 벌레 유충이 미로식 트랩 안에 갇히면 사방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두고 무산소 상태로 만들어 벌레 유충이 질식사하도록 설계된 발명이다. 특히 이 미로 트랩은 모기 유충 박멸에 효과적이다. 수중에 트랩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꽃병부터 화분, 맨홀 등 수분이 필요한 곳에서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는 화학 살충제 없이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해충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시도로, 환경 친화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 모기 유충을 포획하고 파괴하는 미로(출처=원텔립스 검색 화면, 10-2024-0152827)  © 특허뉴스


농업 분야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병충해 모니터링 및 정밀 방제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드론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와 센서는 작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하고, 병충해 발생 지역을 정확히 파악하여 필요한 부분에만 최소한의 농약을 살포함으로써 환경 오염을 줄이고 방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의 해충 예측 시스템은 기상 데이터와 해충 발생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 해충 발생 시기를 예측하고, 농민들에게 선제적인 방제 정보를 제공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생활 방역 분야에서도 스마트 기술의 적용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IoT 기반의 스마트 트랩은 실시간으로 해충 유인 및 포획 데이터를 수집하여 해충 발생 밀도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방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유전체 편집 기술을 이용해 해충의 번식력을 제어하거나 특정 질병을 옮기는 능력을 약화시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미래에는 더욱 근본적인 해충 통제 방법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병충해의 싸움, 이제 스마트한 기술로 

 

여름은 찌는 듯한 무더위로 짜증도 나고 견디기 어려운 날들이 유독 많다. 여기에 병충해까지 겹치면 갈수록 우리의 슬기로운 여름 나기를 방해하지만 다양한 스마트 기술과 장치들이 병충해를 막기 위한 방패가 되며, 이제 예방과 대응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방충망이나 살충제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등의 첨단 기술이 접목되어 더욱 정교하고 효율적인 방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어느 여름보다 병충해로 고민스러운 올여름, 스마트한 특허 기술의 등장은 우리의 슬기로운 여름 나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벌레를 죽이는 것을 넘어, 예방하고 예측하며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병충해를 관리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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