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넘어 ‘설계하는 양자’ 시대... 국내 연구진, 양자 큐비트 대량생산 길 열었다양자점 위치·크기 정밀 제어 성공... CES 2026 공개, 양자컴퓨터 상용화 핵심 난제 돌파
그동안 무작위로 생성되던 양자 큐비트를 원하는 위치에 정밀하게 배열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면서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가로막던 핵심 장벽이 무너질 가능성이 열렸다. ‘좋은 양자점은 있지만 설계대로 만들 수 없다’는 한계를 넘어, 양자 소자를 공학적으로 설계·생산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영남대학교 김종수 교수 연구팀이 양자컴퓨터의 핵심 구성 요소인 큐비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집속이온빔(FIB) 기반 초정밀 반도체 나노구조 정렬 성장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공개됐다.
양자컴퓨터의 정보 처리 단위인 큐비트(Qubit)는 양자중첩 원리에 따라 0과 1 상태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기존 컴퓨터 대비 압도적인 연산 능력을 제공하지만, 지금까지는 양자점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자발 형성(Self-assembled)’ 방식에 의존해 왔다. 이 방식은 높은 품질의 소자를 만들 수 있지만 생성 위치와 크기를 제어할 수 없어 복잡한 양자 회로 구현과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 가공 기술인 집속이온빔(FIB)과 화학적 결정 성장 기술인 분자선박막증착(MBE)을 진공 환경에서 연계하는 독창적인 공정을 개발했다. 특히 양자점이 형성되는 초기 핵 생성 단계를 제어하기 위해 나노미터 단위 정밀 가공을 수행하고, 양자점의 씨앗 역할을 하는 갈륨(Ga) 액적을 원하는 위치와 크기로 배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처럼 우연에 의존하던 양자점 성장 방식을 ‘정밀 건축’ 개념의 공학적 제조 방식으로 전환한 핵심 성과다. 단일 양자점뿐 아니라 복합 양자 구조까지 구현 가능한 제작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현재 확보된 정렬 기술을 기반으로 MBE 장비와의 연계 공정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향후 고순도 반도체 결정 성장 기술이 결합될 경우 완전히 제어된 양자 큐비트 구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양자점 성장 방식의 낮은 수율 문제를 해결하고 고집적 양자 회로 구현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며 “차세대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양자컴퓨터 연구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으며, 반도체 제조 기술과 양자 기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작권자 ⓒ 특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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