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창의적인 연구와 발명이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창의성 가득한 ‘지식강국’을 구현하는 차원에서 국회, 과학기술계, 학계 전문가들이 ‘행복한 발명가와 창작자’를 위한 지원 방안을 놓고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와 국회 세계특허(IP)허브국가추진위원회가 공동으로 ‘행복한 발명가와 창작자’, 무엇이 필요한가? 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컨퍼런스를 개최됐다.
특허법원 이혜진 고법판사가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AUIPC) 설립 방안 논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특허법원은 지난 2022년 9월 KINPA 간담회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국제적 특허 분쟁 발생시 분쟁해결 장소로 선호하는 국가와 법원,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대체로 미국의 텍사스 동부·서부연방지방법원과 유럽의 독일 뮌헨, 만하임법원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시장 규모가 커서 승소 시 금지청구나 손해배상에서 미치는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유럽 단일특허의 보호 및 침해방지를 위해 통합특허법원 설립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2023년 6월 1일 UPC(Unified Patent Court)가 설립되었고, 전 세계의 IP 분쟁은 결국 시장이 큰 미국과 유럽에서 처리될 개연성이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UPC에서 허용되는 소송은 특허 침해소송, 가처분, 심결취소 형태의 무효소송 등으로 법률판사와 기술판사로 구성되어 있고, 특이한 점은 판사들은 모두 서로 다른 국적을 가졌다는 점이다.
2023년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JSIP(Judicial Symposium on IP)에서 국제적 특허 소진 사례를 가지고 한국, 일본, 인도 3개국의 모의재판이 진행되었다. 논의 주제는 일회용 제품(Roll Paper)의 바디를 그대로 사용하고 안의 내용물을 갈아 끼워 판매하는 것이 특허권 침해가 되는지 여부였다.
이 모의재판을 진행한 이혜진 판사는 “한국과 일본은 특허권 침해 인정이라는 같은 결론의 판결을, 인도는 특허권 침해 불인정이라는 다른 결론의 판결을 하였다”며 “동일한 IP 분쟁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통일적인 분쟁 해결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고 말했다.
이혜진 판사는 이 심포지움에서 특허법원의 화상재판과 전자소송을 소개했다. 이 판사는 “2020년 이후 특허소송의 99% 이상이 전자소송으로 이루어진다”며 “화상재판과 전자소송의 결합으로 더 이상 물리적 거리의 제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감했다”고 말했다. 실제 특허법원에 국제재판부가 설치되어 외국 당사자들은 영어문건을 제출하거나 영어로 변론할 수 있고 동시통역도 제공된다.
이에 이혜진 판사는 같은 사건에 나라마다 다른 판결이 나오는 앞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AUIPC, Asia United IP Court)’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AUIPC)의 설립이 필요할까? 현재 동일한 IP 분쟁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유럽 두 곳에서 IP 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손실이 상당하다.
이혜진 판사는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가 작아 유리한 분쟁해결 장소가 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AUIPC)의 설립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판사는 “UPC의 설립은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AUIPC)의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국제 정세와 역사, 문화적 배경을 고려할 때 UPC와는 다른 새로운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며 “아세안과 한국, 중국, 일본 등은 2020년 11월 RCEP 지식재산 협정을 체결,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지식재산권보호를 규정하고 있어 상호 연합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고, 이에 근거하여 아세안에서 아시아로 연합을 확대하는 방안이 고려된다”며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AUIPC) 설립 전에 아시아 지식재산 조정/중재 센터의 설립이 요청된다. AUIPC은 특정국의 법원이 아닌 ‘아시아 연합 국가의 법원’으로 인식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특정국에 위치하는 물리적 법원이 아닌 화상재판과 전자소송이 결합된 ‘Online Court’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더해 메타버스 상에서의 재판과 아시아 연합국에 순회 재판소를 두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혜진 판사는 아시아 연합 지식재산법원 설립을 위해 “먼저, Task Force와 공동학술연구팀을 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허법원은 IP 재판의 중계와 자동번역(자국어) 서비스의 제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IP 재판의 공개는 해외 당사자로부터 우리 재판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고, IP 제도 및 절차를 국제적 기준에 맞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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