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

특허뉴스 강진섭 기자 | 기사입력 2017/05/14 [13:47]

[이슈]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

특허뉴스 강진섭 기자 | 입력 : 2017/05/14 [13:47]

인공위성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정육면체 몸체와 기다란 태양전지판 날개를 달고 지구 궤도를 도는 모습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인공위성의 크기는 종류에 따라 다르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인공위성은 날개를 펴면 5m가 넘는, 조금은 큰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한 변이 10cm에 불과한 정육면체, 무게 1kg짜리 ‘큐브샛’이 나타났다. 이 초소형 인공위성이 요즘 대세로 떠올랐다. 각국의 큐브샛 개발 경쟁 역시 치열해졌다. 큐브샛이 불러일으킨 작은 스타워즈로 우주가 후끈해지고 있는 것이다.
 
큐브샛은 무엇? 
 
큐브샛은 손안에 들어갈 만큼 작은 인공위성을 말한다. 원래 큐브샛은 우주탐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1999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폴리텍대의 위성연구자들이 학생 교육용으로 처음 제작했다. 이 소형 위성은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위성 설계 과정을 쉽게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저렴한 비용도 장점이었다. 보통 다목적 위성 1대를 쏘는 데는 3000~50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 큐브샛은 1~2억 원으로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고, 발사 비용도 5억 원 미만이다.
 
작지만 똑똑하다!
 
큐브샛이 실제 과학 임무와 우주실험 등 다용도로 활용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발사된 큐브샛 절반 이상이 우주탐사 기술 검증 및 개발용이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발사된 큐브샛의 기술 개발용 비중은 20% 이하로 줄어든 대신 지구 관측 및 원격 탐사 임무를 가진 큐브샛들이 늘어났다. 
큐브샛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이 위성이 작지만 똑똑하기 때문이다. 큐브샛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고도 90~300km의 하부 열권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온실가스 분포, 플라스마의 농도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권의 일부인 하부 열권은 공기 밀도가 높아 공기와의 마찰이 많다. 일반 위성들은 타버리거나 쉽게 손상되어 버린다. 하부 열권 조사는 고작 몇 개월 정도 진행하기 때문에 다목적 위성을 사용하는 것은 낭비이다. 큐브샛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용이 대형 위성의 1/1000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렴한 큐브샛은 수십, 수백 대를 한 번에 띄울 수 있다. 몇 대가 고장 나도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능력 역시 뒤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초소형 카메라와 첨단 전자 부품이 등장하면서 대형 위성이 하는 일을 큐브샛도 충분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지난 2013년 삼성 스마트폰을 본체로 하는 큐브샛을 만들어 위성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대형 위성들은 지표면 3600km 상공에서 넓은 지역을 관측한다. 이에 비해 큐브샛은 지표면 약 300km 상공 궤도에서 특정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큐브샛은 농장의 실시간 기후와 작황 상태, 태풍이나 폭우의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데도 유용하다.
 
‘작은 스타워즈’
 
뛰어난 활용도 때문에 세계 각국이 현재 큐브샛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까지 큐브샛을 가장 많이 발사한 국가는 미국이다. 전체의 67.5%에 달한다. 최근에는 중국이 큐브샛 개발에서 큰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 한 해에 발사된 큐브샛만 따지면 중국(13%)이 미국(63%) 다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역시 많은 큐브샛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인도의 PSLV 37 로켓은 한 번에 104기의 위성을 우주 공간에 쏘아 올리기도 했다. 미국의 우주 산업 전문조사업체 스페이스웍스에 따르면 올해 큐브샛 발사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큐브샛을 주축으로 한 초소형 위성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페이스웍스는 초소형 위성이 올해부터 2023년까지 2400여 기가 발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는 큐브샛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큐브 위성 경진대회’를 시행 하는 등 큐브샛 개발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우수 대학팀들에게 큐브 위성 제작비와 활동비 등의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말이다. 올 6월이면 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희대, 조선대, 충남대, 연세대, 한국항공대에서 제작한 큐브샛 여섯 기가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그중에서도 충남대의 위성 ‘파피용’은 태양돛을 시험한다. 태양돛은 가로세로 2m 크기의 돛이다. 태양의 고에너지 입자가 부딪히면 연료 없이도 먼 우주를 여행할 수 있게 해주는 우주 동력원인 것이다.
인공위성의 대세가 되고 있는 큐브샛. 물론 이들이 기존 위성을 모두 대체할 순 없다. 하지만 위험 부담이 큰 탐사 임무에 여러 개의 초소형 위성을 보낼 수 있다면 큰 비용 부담 없이 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작지만 강한 큐브샛이 지구와 우주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기술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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