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자석만으로 혈장 분리 기술 개발... 현장 진단형 혈액검사 정확도↑기대

UNIST 연구진, 혈액 성분별 자화(磁化) 차이 이용해 혈구오염, 용혈 없는 기술 개발

특허뉴스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1/05/24 [12:10]

[사이언스] 자석만으로 혈장 분리 기술 개발... 현장 진단형 혈액검사 정확도↑기대

UNIST 연구진, 혈액 성분별 자화(磁化) 차이 이용해 혈구오염, 용혈 없는 기술 개발

특허뉴스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1/05/24 [12:10]

▲ 자화율의 차이를 이용한 혈장 분리 방법과 미세유체칩(미세한 액체관이 회로형태로 배열된 칩)의 모습. (A)혈액에 상자성 입자를 혼합하여 미세유체칩에 흘려줄 경우, 자화율의 차이에 의해 혈구들이 자석의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게 된다. (B) 미세유체칩 내에서 혈구와 혈장이 각 유출구로 분리되는 사진  © 특허뉴스

 

 

국내 연구진이 자석만으로 혈액에서 혈장을 깨끗하게 분리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동력·무전원 혈장 분리 기술이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현장 진단형 혈액검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은 칩 속을 흐르는 혈액에 자석을 갖다 대면 자석에서 먼 쪽으로 혈구가 밀려 나가 혈장과 혈구가 분리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이용해 혈구 세포 함량이 0%인 순수한 혈장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으며, 하나의 칩 위에서 혈장 분리와 혈액검사가 동시에 가능한 정확도 높은 현장 진단 칩 개발도 성공하였다.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같은 혈구와 옅은 노란 액체인 혈장으로 구분된다. 혈액검사로 찾고자 하는 세균 유전자, 단백질과 같은 바이오마커(bio-marker)는 혈장에 포함돼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혈액에서 혈장만을 깨끗하게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상자성 물질 입자가 첨가된 혈액의 혈구와 혈장 성분이 자석에 각기 다르게 반응하는 원리(자화율 차이)를 이용해 무동력·무전원으로 혈장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원리로 혈구를 자석에서 먼 쪽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긴다. 상자성 물질 입자는 혈장을 분리한 후 자성 구조체를 써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개발된 무동력 혈장 분리 기술은 적혈구가 터지는 용혈 현상이나 혈구 오염이 없는 순수한 혈장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세균 감염 혈액의 혈장을 분리한 실험에서는 일반 원심분리기술로 분리된 혈장보다 2배나 더 높은 세균 유전자를 검출해 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응용해 혈장 분리 없이 바로 혈액을 검사 할 수 있는 초소형·저비용 고정밀 진단 칩도 개발했다. 개발된 진단 칩으로 전립선암 진단의 바이오마커인 PSA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었다.

 

총책임자로서 연구를 이끈 강 교수는 그동안 신뢰성 있는 무동력 혈장 분리 기술 개발을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모든 요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은 없었다자석을 이용한 신개념 혈장 분리 기술이 현장 진단형 혈액 분석에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존 필터 기반 혈장 분리 기술은 분리 과정 중 백혈구나 적혈구가 터져 그 안의 핵산이나 단백질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 또 혈구세포를 훼손하지 않는 미세유체칩 기술 또한 채취된 혈액 샘플에서 분리할 수 있는 혈장량이 많지 않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혈액 전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 분자 진단 검사를 위한 미세유체칩의 모습과 형광면역측정법 결과. (A) 미세유체칩 바닥에 항체가 부착이 된 입자가 고정된 형태의 검사기기. 상자성 입자에 의해 혈구는 자석 반대 방향으로 밀려 위쪽으로 올라가고, 혈장 성분만 항체가 부착이 된 자성입자와 반응하게 된다. 단백질 검출은 형광 현미경을 이용하여 형광 세기의 측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B) 혈액, 상자성 입자가 섞인 혈액, 혈장을 미세 유체 채널에 흘려줬을 때의 형광면역측정법 결과. (C) 혈액을 미세유체채널에 흘려 형광면역측정법을 진행 하였을 때 혈구에 의해 효소면역측정법 결과가 부정확하게 나오지만, 상자성 입자가 섞인 혈액을 미세유체 채널에 흘렸을 때 혈장 성분만 항체가 부착된 입자와 반응하여 혈장을 흘려 주었을 때와 동일한 결과가 나옴을 확인할 수 있어 본 기술을 이용할 경우 별도의 혈장분리 과정이 필요 없음을 알 수 있다.  © 특허뉴스

 

1저자인 권세용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조교수는 혈구 손상을 유발하는 필터 기반 기술이나 수율과 순도 문제를 갖는 기존 미세유체칩 기반 분리 기술의 한계를 자석 하나로 극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다혈소판 혈장(PRP)분리 또한 가능하다. 혈소판은 최근 암이나 당뇨병 진단의 새로운 바이오 마커로 꼽히고 있다. 공동 제1 저자인 오지웅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원은 기존의 복잡한 다혈소판 혈장 분리 기술과 달리, 칩 속을 흐르는 혈액의 유속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혈장 내의 혈소판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민석 연구원이 참여했으며,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와 엄유진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와일리(Wiley)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스몰 (Small)512일자로 공개됐으며, 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논문명은 Enhanced diamagnetic repulsion of blood cells enables versatile plasma separation for biomarker analysis in blood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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