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위 질환 유발 원인, 헬리코박터만이 아니다

특허뉴스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1/09/09 [17:48]

[사이언스] 위 질환 유발 원인, 헬리코박터만이 아니다

특허뉴스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1/09/09 [17:48]

 

▲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에 따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모식도 / (A)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 개념. 사람의 위조직 혹은 위액을 매개로 위강내 전체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여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유도함 (B) 본 연구의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 실험 설계. 만성표재성위염(chronic superficial gastritis, CSG), 장상피화생(intestinal metaplasia, IM), 위암(gastric cancer, GC) 환자의 위강미생물을 마우스에 이식 하였으며, 1달 그리고 1년 후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병리학적 분석을 실시함 (C) 위 질환 환자(왼쪽)와 이식받은 마우스(오른쪽)의 미생물군집을 보여주는 그림. 삼각형의 각 끝은 질병을 의미하며, 원은 하나의 미생물 그룹을 의미함. 원의 크기는 미생물 그룹의 상대적인 비율 나타내며 미생물이 속한 분류군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음.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이용찬)   © 특허뉴스

 

 

위 질환이 있는 사람의 위강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에서 위암 전단계에 보이는 전암성 병변이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무균마우스(germ-free mice)는 체내에 미생물을 갖고 있지 않은 마우스로 계대유지를 위해 무균사육장비(isolator) 등 특수시설이 필요하며, 주기적으로 무균 상태를 검사한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이용찬, 남기택, 김지현 교수 연구팀이 경상국립대학교 권순경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 질환환자의 위강내 미생물에 의한 마우스에서의 위 질환 유도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사람과 유사한 위강 미생물 환경을 보유한 새 동물모델을 구축,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인체 위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귀중한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사람의 위 조직 혹은 위액을 토대로 위강내 전체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여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얻는데 성공했다.

만성위염이 진행해 위 상피조직이 장 점막처럼 변화된 장상피화생또는 위암이 있는 환자의 위강 내 미생물군집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 위 점막에서 염증과 전암 병소인 장상피화생이 높은 비율로 관찰되었다.

또한, 1년 장기 추적한 결과, 이들 무균마우스에서 높은 비율로 전암성 병변인 이형성(세포가 비정상 상태로 변성되어 위암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음)이 진행된 현상을 관찰하였다.

 

나아가 연구진은 병변 유발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추적하고자 사람과 마우스의 미생물군집 정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체 미생물군집이 마우스에 선택적으로 정착하며, 이식 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 헤모필루스, 게멜라, 베일로넬라 속 세균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반면 아커만시아와 박테로이즈 속 세균은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환자의 위에 높은 비율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뿐만 아니라 위 속 다른 미생물도 위암 등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용찬 교수는 분변 샘플을 재료로 하는 대장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위강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논문은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나라의 높은 위암 발병률을 고려할 때 이번에 구축된 마우스 모델이 위 질환 원인 미생물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암화 과정을 동물모델에서 직접 구현한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 연구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거트(Gut)813(온라인)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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