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마리오 대란’이라는 키워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 패스트푸드 업체가 어린이 세트를 사면 마리오 피규어를 주는 행사를 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장 입구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 성인들이었다. 덕분에 어린이 세트는 순식간에 품절 됐다. 마리오 대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터넷 중고카페에는 웃돈을 얹어 마리오 장난감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특정 제품은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품절에서 사재기까지, 온·오프라인을 뒤덮은 ‘마리오 대란’의 주인공은 바로 ‘키덜트족’이다. ‘어린아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하며, 진지하고 무거운 것 대신 천진난만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초기 이들의 문화는 비주류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에는 영화, 소설, 패션, 장난감 등 소비 문화 전 영역에서 새로운 신드롬으로 확산하고 있다. 키덜트 제품 가운데 남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것은 바로 ‘레고’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인터넷 공동구매로 레고를 구매한 사람의 약 80%는 30대 이상 남성이었고, 판매량 또한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어린이용 제품에 집중했던 레고사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보다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관련 제품은 30만~50만 원대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남성이 ‘레고’라면 여성 키덜트 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캐릭터 인형이다. 그 중 ‘바비인형’은 패션 흐름과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할을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이 있으며, 최근에는 ‘바비인형’과 결합한 가구 ‘바비퍼니쳐’가 출시되어 20~30대 키덜트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팔, 다리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구체관절인형’도 여성 키덜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이 인형을 구매할 때 ‘입양한다’고 표현하며 머리카락, 눈썹, 눈동자 등을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직접 옷을 제작해 입히기도 한다. 여성 키덜트들은 마음대로 꾸미고, 움직일 수 있는 인형에 애정을 쏟으며 마음의 안정과 대리만족을 얻는다고 한다. 키덜트들은 장난감을 조립하고, 전시하는 실내 활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R/C자동차나 무인 조종 헬기 같은 장난감에 푹 빠지기도 한다. 특히 야외형의 경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발전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키덜트 산업 규모는 연 5,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생활용품·가전·패션 등의 분야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명품 브랜드는 고유의 디자인 전통을 깨고 키덜트족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그래피티 제품과 동물 문양을 넣은 가방ㆍ의류를 출시했고, 국내 잡화 브랜드는 디즈니와 협업해 디즈니 캐릭터가 들어간 어른용 가방과 지갑 등을 선보였다. 이처럼 사회적 영향력과 구매력을 동시에 갖춘 키덜트의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의 등장으로 소수 마니아층에 불과했던 키덜트는 이제 당당한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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