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에도 저작권이 있다... 경주 십원빵 디자인 저작권 분쟁

십원빵 인기에 힘입어 일본 십엔빵 탄생... 일본 재무성 “화폐도안 사용 문제없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3/07/18 [23:39]

화폐에도 저작권이 있다... 경주 십원빵 디자인 저작권 분쟁

십원빵 인기에 힘입어 일본 십엔빵 탄생... 일본 재무성 “화폐도안 사용 문제없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3/07/18 [23:39]

 

▲ 출처=블로그 쉼터story  © 특허뉴스

 

 

경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는 십원빵

최근 한국은행과 경주 명물로 알려진 경주 십원빵제조업체간 디자인 저작권 분쟁이 발생했다.

 

십원빵 제조업체가 화폐 10원짜리 동전의 도안을 본 따 만든 십원빵이 인기를 얻으며, 경주를 넘어 수도권까지 진출하면서 한국은행도 제동을 걸었다.

 

▲ 십원빵 제조업체 상표현황(출처=윕스 인투마크)  © 특허뉴스

 

십원빵의 디자인 저자권에 대한 지적으로 십원빵 제조업체들이 10원짜리 화폐 도안 저작권을 상업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문제 삼은 것은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근거로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도안은 무분별한 도용과 신뢰도 저하를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허용하지 않으면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 근거는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도 명확하게 게시되어 있다.

 

▲ 한국은행 화폐도안 3항(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 특허뉴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에 따라 비영리 목적의 화폐도안 사용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별도 승인절차 없이 도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영리 목적으로 도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번 경주 십원빵이 여기에서 상충되는 부분으로 발생한 것이다.

 

경주를 중심으로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던 십원빵 제조업체들이 수도권까지 매장을 늘리며 프랜차이즈 확장을 하며 한국은행이 제동을 걸었다,

 

▲ 서울 내 십원빵 매장 현황(출처=네이버지도)  © 특허뉴스

 

실제 한국은행은 이미 작년부터 제조업체들에게 저작권 침해로 인한 사용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업체들이 설비 투자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고 여전히 협의가 되지 않은 채 답보 상황은 이어졌다.

 

결국 한국은행은 화폐도안의 무분별한 상업화가 화폐시스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올바른 화폐 도안 사용을 주지하고자 제동을 걸었다.

 

다행이 이번 사안을 놓고 한국은행과 십원빵 제조업체들 간에 법적 분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십원빵에 다보탑을 쓰지않고 다른 디자인 도안을 사용하면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으니 다보탑 디자인 도안을 변경할 것을 업체들에 전달했다.

 

당초 업계에선 한국은행이 업체들을 상대로 저작권법 위반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한국은행은 이로 인한 법적 제재는 없으며 십원빵의 디자인을 바꾸는 쪽으로 이미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변경되는 십원빵의 디자인에는 다보탑 대신 경주의 대표 유적인 첨성대나 불국사로 변경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십원빵 디자인 도안 변경안(출처=윕스블로그)  © 특허뉴스

 

십원빵이 한국은행의 철퇴를 맞으면서 다른 동전 모양 빵들도 화폐 도안을 도용했다면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는 십원빵 인기에 힘입어 경남 통영의 '백원빵'과 전북 전주의 '오십원빵', 서울 신사동의 '오백원빵'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 사건은 언뜻 보면 갈등의 중심이 빵처럼 보이지만 팩트는 10원짜리 동전인 화폐에 있다. 우리나라 화폐의 저작권은 모두 한국은행에 있다. 이번 십원빵이 소송에 휘말렸다면 저작권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도 있다. 핵심은 화폐의 오·남용이다.

 

▲ 현용은행권 화폐도안 저작권 안내(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 특허뉴스

 

시중에는 만원짜리 그림의 속옷과 오만원권이 가득한 방석 등 화폐를 도용한 상품이 많다. 그렇다면 이 제품들도 저작권법 위반일까? 한국은행의 사전 승인이 없다면 규정상 위반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영세한 소상공인들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도 엄격한 법률적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일본 재무성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십원빵을 따라 만든 일본 '십엔빵'과 관련 빵 디자인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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